축일 : 8월 11일
수호성인 : 텔레비전, 맹인, 청소부
상징 : 성광, 지팡이, 백합, 십자가, 등불, 갈색 수도복
작가 ¶ 조세파 데 오비도스
제목 ¶ 아기예수를 경배하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와 성녀 클라라
연도 ¶ 1647년
종류 ¶ 동판에 유채
크기 ¶ 25.5x34.5cm
소장 ¶ 호제 리코 컬렉션, 리스본
“빛”이란 뜻의 성녀 클라라(St. Clare, 1194-1253)는 이탈리아 아시시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성녀는 1212년 성지 주일에 성 프란치스코의 설교와 그의 철저한 금욕과 극기 생활에 감명을 받고, 성인의 모범을 따라 모든 세속적인 재산을 버리고 수도생활을 하기로 결심했다. 성녀는 성 프란치스코를 영적 아버지로, 자신은 성인은 작은 싹으로 생각하며 항상 그의 높은 덕을 존경했다. 여자 수도원을 세우지 않았던 성 프란치스코는 바스티아 근방의 베네딕토 수도원에 성녀를 머물게 하였다. 이후 성녀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성 프란치스코가 마련해준 성 다미아노 성당을 본거지로 해서 공동체를 마련했고, 그로 인해 ‘가난한 부인회’가 탄생하였다.
성녀는 새로운 공동체의 수도원장이 되었고, 모든 성인이 그랬던 것처럼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엄격하면서 아래 수녀들에 대해서는 자비로운 어머니같이 인자했다. 그래서 그녀의 덕을 본받고 그 지도를 바라며 각지에서 모여드는 소녀들이 증가했다. 일체의 물건이나 재산을 소유하지 않고 애긍에 의존하며 살았던 수도회의 극빈한 생활에 성녀의 어머니와 여동생도 동참했다. 성녀는 회칙에 의하여 수입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을 금지했고 당시 다른 어느 수도회보다 엄격하고 가난한 생활을 했던 공동체를 하느님께 모든 것을 의탁하며 이끌어 갔다. 성녀는 가난한 생활양식과 관상기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내적 충만함과 함께, 거룩한 사랑의 일치를 이루는 삶을 실현했다.
성녀는 생전에 기도와 강복으로 중환자를 기적적으로 완쾌시키거나, 빵 한 개로 많은 수녀를 배불리 먹이는 기적을 보여줬다. 특히 1240년 독일의 황제 프리데리코 2세와 동맹한 사라센 군대가 아시시에 침입했을 때, 성녀는 성당에 들어가 제대 앞에 엎드려 “주님, 저는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동정녀들을 보호할 힘이 없습니다. 하오니 당신이 직접 그 전능하신 힘으로 그들을 보호하시어 적의 손에 넘기지 말게 해 주십시오.” 하며 성광을 모시고 천천히 사라센 군인들 앞으로 향했다. 그러자 성광에서 기이한 빛이 발산하여 적군들은 그 빛을 두려워하며 도망쳤다. 이 때문에 성녀의 주요 상징물 가운데 성광이 있고, 등불이나 초롱불 등이 성녀를 그린 작품에 묘사되곤 한다. 조세파 데 오비도스(Josefa de Obidos, 1630-1684)의 작품 <구유에 누운 아기예수에게 경배하는 성녀 클라라와 성 프란치스코>에서는 성녀 옆에 붉은색으로 장식된 성광이 보인다. 성녀의 전기를 보면, 1252년 성탄 밤에 성녀는 아기 예수께 경배하고 싶었으나, 건강이 좋지 않아 침상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그러나 성녀는 침상을 떠나지 않고도 2km나 떨어진 성 프란치스코 대성당의 성탄 전야 미사를 환영으로 보며 참석할 수 있었다. 또한 성 프란치스코가 세상을 떠났을 때 성녀는 수녀원을 떠나지 않고 장례식 장면을 환영으로 보았다. 이러한 이유로 성녀는 텔레비전의 수호성인이 되었다.
성녀는 작은 동굴 속에 마련된 구유 위, 아기 예수께 양팔을 벌려서 기도하는 자세로 아기 예수가 오심을 기쁨으로 경배하고 있다. 화가는 복음적 삶을 관상 생활로써 실행하도록 비추어준 성녀의 스승이요, 영적 아버지인 성 프란치스코를 함께 그렸다. 성 프란치스코는 오상의 성흔이 새겨진 손을 가슴에 얹고 경건하게 아기 예수께 경배하고 있다. 화가는 두 성인이 아기 예수께 경배하는 장소를 성 프란치스코가 은둔생활을 했던 그레치오를 배경으로 했다. 성탄절에 말구유를 만드는 풍속이 이곳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성 프란치스코가 그레치오에서 은둔생활을 하던 중 성탄 시기에 그곳 성당에 베들레헴의 외양간을 본뜬 마구간을 만들었다고 한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요한 14,23)
[2018년 8월 26일 연중 제21주일 인천주보 3면, 윤인복 소화 데레사 교수(인천가톨릭대학교 대학원 그리스도교미술학과)]
* 그림 파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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